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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편의점에서 ‘일자리’도 팔아요

요즘 ‘편의점’에 가면 없는 게 없잖아요.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이동식 화장실까지 판매하며 화제를 불러 모았는데요. 아니, 글쎄 이제는 ‘일자리(JOB)’를 파는 ‘일자리 편의점’도 생겼어요. ‘엥?😯 물건도 아니고 어떻게 일자리를 팔아?’라는 생각부터 들잖아요.

 

 

내가 원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을 마트나 편의점에서 물건처럼 살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너무 편하고 좋을 거 같지 않나요? 그 일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나와 잘 맞지 않으면 교환이나 환불도 할 수 있고, 학점이나 자격증이 좀 부족하더라도, 특별 할인 이벤트를 받아 합격할 수 있다면… 그러면 진로나 취업 때문에 힘든 청년들 마음의 짐도 엄청 가벼워질 것 같아요.

 

오늘 소개하는 ‘일자리 편의점’은 실제로 ‘일’을 파는 곳은 아니에요. 경상북도가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에요. ‘일자리 편의점’은 출산이나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에게 단기 일자리를 매칭하고, 근로시간 동안 육아 공백이 없도록 돌봄 시설을 연계하는 곳인데요. 일과 돌봄을 병행하는 부모들이 이곳에서 최소 1일에서 최대 3개월까지 근무하는 단기 일자리를 구할 수 있어요. 상황과 필요에 따라 물건을 사듯, 간편하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편의점’이라는 명칭이 붙었다고 할 수 있죠.

 

 

👼🏻잘못된 패널티가 쌓아 올린 공

지역사회 내 ‘공동육아’ 문화로 출생률을 높이는 데 성공한 일본의 한 마을, ‘나기정’을 소개한 적 있는데요. ‘일자리 편의점’도 이곳에서 처음 시작된 정책이에요. 여기에 무료 어린이집 ‘나기 차일드 홈’, 일시 보육 서비스 ‘스마이루’ 등과 같은 정책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약 14년 만에 출생률이 두 배 넘게 오르는 기적을 선보이며 저출생 정책계의 교과서로 남았어요. 이에 경상북도도 직접 ‘나기정’으로 찾아가 현장을 몸소 익혔고, 이를 벤치마킹해 국내 첫 번째 ‘일자리 편의점’을 개소했어요.

 

 

2,000년대 이후, OECD 국가들의 출생률을 살펴보면요. 소득 수준이 높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은 국가일수록 출생률도 함께 올라가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그중 유일하게 한국만 2010년을 기점으로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했어요. 소득 수준과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계속해서 올랐음에도 불구하고요. 그 원인을 살펴보니 자녀 유무에 따라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출산을 하지 않거나 미루는 여성들이 늘고 있었어요.

 

물론, ‘저출생’에는 다양한 원인이 따르지만, 출산의 주체라 할 수 있는 ‘여성(엄마)’을 주저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차일드 패널티(Child Penalty, 출산에 따른 여성의 고용 불이익을 뜻하는 경제학 용어)’라 보고 있어요. 실제로 2013~2019년 출생률 하락의 원인으로 ‘차일드 패널티’가 40%를 차지했고요. 아이를 낳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경력이 단절될 확률은 3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어요. 앞으로 여성들의 경제활동은 더 활발해질 것이고, 그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을 거란 말이죠.

 

 

남성(아빠)’들의 육아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그 부담이 여성에게 조금 더 쏠려 있잖아요. 또,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려운 노동시장 환경, 그리고 육아와 돌봄 인프라 부족 등 사회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결국 출산과 자녀 유무와 상관없이 여성들이 커리어와 사회·경제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지원은 ‘저출생’ 문제를 해소하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거 같은데요. 현재 ‘출산휴가’는 출산 전후로 최대 90일 간 사용할 수 있고요.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가 있는 근로자는 1년 간 사용할 수 있어요. 기업에 따라 2~3년까지 보장되는 곳도 있지만, 현행법 기준으로는 1년이에요.

 

 

그렇다면 부모의 밀착 케어 없이 아이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쯤일까요? 생각의 차이가 있겠지만,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가정해볼게요. 맞벌이 가정의 부모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번갈아가며 모두 사용했을 때, 아이의 나이를 계산해보면 대략 4살 정도일 거란 말이죠. 그런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성장할 때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요. 이 기간 동안 아이는 누가 돌봐야 할까요?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조부모가 가까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에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맞벌이 가정이 훨씬 많죠. 여러 방법을 동원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다가, 육체적 혹은 심리적 한계에 다 달았을 때 부모는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이때 남성보다 여성이 본인의 커리어를 포기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고요. 처음에는 아이가 홀로설 수 있을 때 다시 복직을 하겠다는 마음으로 퇴사를 결정하지만… 그 현실은 쉽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잖아요. 이렇게 단순하게 계산해보더라도 ‘저출생’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죠?

 

 

🙏🏻사전 예방과 사후 관리의 시너지

결국, 출산보다는 육아, 그리고 ‘돌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출산에 대한 부담감을 낮출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신한금융희망재단’은 맞벌이 가정의 자녀 양육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동육아나눔터 <신한 꿈도담터>를 열었어요. 이미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자리 편의점’은 사후 관리라 한다면, <신한 꿈도담터>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사전에 예방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요.

 

▲ ‘신한 꿈도담터’ 152호점 부안군공동육아나눔터

 

▲ ‘신한 꿈도담터’ 금융 교육프로그램 현장

 

하원이나 하교 후, 부모의 퇴근 시간까지 혼자 시간을 보내야 하는 자녀들의 공백 시간을 안전하고 든든하게 채워주고 있어요. 전국 200곳에 위치한 <신한 꿈도담터>는 다양한 교재와 교구, 육아 전문가와 교육 프로그램(금융/사회성발달/직업체험/독서토론/SW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키우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고요. 지역 주민이 함께 아이를 돌보는 ‘공동육아’ 프로그램을 통해 육아에 대한 부담은 낮추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어요.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부모이기 전에 한 사람이잖아요. 아이를 키우는 것만큼, 개인의 행복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도 정말 중요한 문제죠. 또 이런 것들이 뒷받침되어야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역량과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이 세상 모든 부모들이 일과 육아, 그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신한금융희망재단’도 늘 고민하고 함께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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