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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투자자들의 결정을 이끌어내는 방법

“우리 회사에서 정말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데,

투자자들과의 미팅이 성사가 안됩니다. 어떻게 하면 인정 받을 수 있을까요?”

 

▲ 『신한 스퀘어브릿지 인천』 2022 멤버스데이

 

창업자들에게 흔히 듣는 고민사항입니다.

 

이 문제의 원인 및 해결책은 대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 케이스는 냉정하게 말해 창업자들이 생각하는 만큼 회사의 기술이 많은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한 차별성도, 경쟁력도 없는 것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보다 객관적으로 회사를 평가하고, 보다 정밀한 시장 조사에 기반하여 더 나은 기술과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책이겠습니다.

 

두 번째, 그리고 필자가 보기에 좀 더 흔한 문제의 중심에는 “브랜딩”이 있습니다. 정말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도 그게 잘 포장되어 있지 않다면 잠재적 투자자 및 전략적 파트너들이 주목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대한 해결책은 보다 훌륭한 브랜딩으로 회사의 경쟁성과 시장성을 높이는 것이겠죠?

 

“브랜딩”(브랜드화) 은 많은 “과학자-창업자”들이 회사를 움직이는 전략에 있어 간과하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본인의 회사는 큰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신경 쓸 단계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좋은 기술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거라고 믿기도 하고, 투자 유치 가능성을 높이는 수많은 요소에 있어 중요하지 않은 부분으로 인식하기도 합니다. 훌륭한 브랜딩은 단순히 보기 좋은 깔끔한 그래픽이나 디자인을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적인 브랜딩은 곧 효율적인 메시지 전달과 연결이 되어있으며, 회사의 첫인상을 좌우하고 신뢰감을 형성하는 것에 도움을 줌으로써 회사의 가치를 더 살릴 수 있는 또 하나의 핵심적인 기술입니다.

 

효율적인 브랜드화 및 메시지 전달에는 여러가지 마케팅 자료가 활용됩니다. 핵심적인 자료들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봤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셀 수도 없이 다양한 투자자들이 존재합니다. 저희 회사 LSN은 글로벌 투자 데이터베이스인 “LSN Investor Database”를 구축 및 판매하고 있는데요, 초기단계 바이오 및 헬스케어 생태계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주로 Seed에서 Series B 단계 투자 유치에 참여하는 투자자나 전략적 파트너에 대한 정보를 수시로 취합하고 있고, 무려 10가지 카테고리(VC, CVC, angel groups, family office 등)를 아우르는 투자사 3,000개사의 정보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DB에 있는 정보 외에도 대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엔젤 투자자나 패밀리 오피스까지 고려하면 이 3,000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가 될 것입니다.

 

투자자마다 관심 분야도 다르고, 좀 더 구체적인 관심사가 뚜렷한 분들이 있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투자자는 유망 있는 기술이라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밝힙니다. 하지만 모든 분야를 열린 마음으로 본다고 해서 모든 것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회사에서 개발하는 기술 및 제품에 대한 중요성이 투자자들에게 그만큼 안 와닿을 수 있습니다. 투자자 측에서 창업자 및 주요 임원(i.e. CTO, CSO 등) 만큼의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높기 때문에, 개발되고 있는 기술이나 제품의 시장성과 차별성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알리는 것은 곧 창업자의, 또는 회사의 몫이 됩니다.

 

사실 투자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포인트는 늘 명확하지만은 않습니다. 보통 미팅이 성사 되면 의외로 회사의 이름이나 이메일 제목에 쓰였던 태그라인이 마음에 들었다는 등의 단순한 이유가 있었을 수도 있고, 연락 타이밍이 괜찮았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또 다른 경우로, 최근에 오랜 친분이 있던 투자자가 얘기한 내용 중 일부를 인용하자면, “회사 OOO의 덱은 솔직히 정말 형편 없고 잘 읽히지도 않았는데, 같이 보낸 사업계획서가 의외로 괜찮더라고.” 이 회사가 IR덱만 첨부해서 보냈다면 이 투자자에게 몇 분(혹은 몇 초) 만에 걸러졌을지도 모릅니다.

 

물론 투자 결정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당연히 회사의 핵심 기술 혹은 제품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 어쩌면 기술 만큼이나 중요한건 회사를 이끄는 팀입니다. 많은 투자자들이 “우리는 사람에 투자한다”라는 것을 괜히 강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뒷받침할 마케팅 자료가 부실하다면, 회사의 가치가 온전히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실질적인 투자 유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지기만 할 뿐입니다. 마케팅 “패키지”가 어느정도 갖춰줬다면, 많은 투자자들에게 연락을 하고 본격적인 투자 유치 캠페인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좋은 IR을 통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회사에 대한 신뢰감을 점점 쌓아올리면서 최종적으로 투자 유치까지 성사 시키는 것이 모든 회사의 목표일 것입니다.

 

▲ 『신한 스퀘어브릿지』 2022 3rd HERO IR DAY

 

IR에는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한때 의료계의 축복처럼 여겨졌던 테라노스(Theranos)의 CEO 엘리자베스 홈스(Elizabeth Holmes)는 희대의 사기꾼으로 몰락했지만,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진단 기기로 기업 가치를 10조 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던 비결의 중심에는 그녀의 뛰어난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었습니다. 번지르르한 말로 과하게 감정에 호소하거나 거짓된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떠벌리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위이지만 말이지요.

 

모든 회사는 유니크하기 때문에 좋은 스토리텔링에는 정해진 형식이나 정답이 없습니다. 창업자가 회사의 기술/제품,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에 대한 확신을 기반으로, 최대한 투자자의 관점에서 그들이 어떤 말을 듣고 싶을지를 생각하며 본인에게 맞는 스토리텔링을 완성해나가야 합니다.

 

아래와 같이 많은 IR덱에 포함되는 요소들을 정리해봤습니다만, IR덱 형식 또한 정해져있는 룰은 없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회사를 소개하고 싶은지에 따라서 순서는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는데요, 자신에게 맞는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발표 연습을 꾸준히 하고, 여건이 된다면 다른 사람들 및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수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회사의 설립 배경에 “우리의 기술로 더 편한 세상을 만들겠다” 등의 거창한 포부가 담겨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의료/바이오 생태계의 경우, 많은 창업자들의 회사 설립 배경에 개인 혹은 가족사에 관련되어있는 경우도 많고, 눈물 없이 듣기 힘든 사연도 많이 접해왔습니다. 요즘 시장이 많이 어렵습니다. 회사가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어찌됐건, 중요한 일을 하고자 하는 모든 회사들이 성공적인 브랜딩을 통해 가치를 인정 받아 성공적인 투자 유치를 이끌어나가길 바랍니다.

 

 

✍️Writer

 

Life Science Nation 정채경 팀장

정채경 팀장은 최첨단 바이어 허브로 알려진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Life Science Nation(LSN)에서 투자자 네트워크 구축 및 사업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현재는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LSN은 2012년에 설립되었으며, 의료/바이오 벤처들과 투자자 및 전략적 파트너들의 연결고리가 되고자 하는 플랫폼 서비스 회사다. LSN이 주관하는 초기단계 바이오 & 헬스케어 파트너링 컨퍼런스인 Redefining Early Stage Investments(RESI)의 프로그램 기획 및 투자자 영입 업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해외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는 국내 스타트업을 서포트하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개인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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