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198
TOTAL
119666

버려지는 침구의 재발견

다들 여름휴가 잘 보냈나요?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오랜만에 숨통 트인, 정말 반가운 휴가였어요. 우리는 대게 낯선 풍경과 새로운 사람, 그 지역의 특색이 담긴 음식에서 여행의 매력을 느끼죠. 또, 빠질 수 없는 게 ‘숙소’잖아요. 꼭 멀리 떠나지 않더라도, 호캉스만 즐겨도 기분 좋으니까…! 👉👈 그래서 여행지를 결정하면 지친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숙소부터 서둘러 알아보기도 해요. 쾌적한 공간과 고급 인테리어, 그리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기 호텔들은 일찍부터 예약이 꽉 차거든요.

 

설레는 마음으로 체크인을 하고, 보송보송한 침대에 몸을 던져 넷플릭스를 보다가 맛있는 호텔 뷔페까지 먹으면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어요😍 그리고 호텔에서 자고 일어난 다음날이면 유독 더 개운하지 않나요? 사각 사각한 소리와 포근하고, 부드러운 호텔 베딩 덕분에 꿀잠 잔 거 같단 말이죠. 게다가, 외출 후 돌아오면 반듯하게 정리된 방과 교체된 새 침구가 완벽한 여행을 만들어줘요. 이런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룸 클린 서비스’, 호텔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요.

 

 

🛏️’침구’도 ‘지구’를 생각해야 해

 

사실 호텔은 친환경적인 장소는 아니에요😥 이렇게 깨끗하게 관리하는데, 대체 무슨 말이냐고요? 우선, 가지런히 놓여진 어메니티를 보세요. 모두 플라스틱 제품에 비닐로 포장되어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위생 문제가 중요하니 재활용품을 사용할 순 없겠죠. 그러니 면도기 하나를 사용하려 해도 비닐 포장재를 벗겨내야 하고,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비누도 일회용품으로 버려지게 되는 거죠.

 

가장 큰 문제는 침구예요. 침대 시트, 수건 등 재사용이 가능한 린넨류(이불, 베게 등의 커버와 솜)도 고객 요청 혹은 호텔 방침에 따라 매일매일 교체되거든요. 그럼 세탁을 위해 어마어마한 세제가 필요하고, 잦은 세탁으로 품질이 떨어져 버려지는 폐침구가 생겨 환경에 큰 부담을 주는 거죠. 실제로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의류 폐기물과 폐섬유 양은 연간 약 37만 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해요. 이것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도 배출될 테니,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니죠?

 

 

🪥호텔, 너 변했어… 왜 칫솔 안줘?

 

다행인 건 환경을 배려하는 일부 호텔에서 친환경 캠페인을 펼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일회용 어메니티(칫솔, 치약, 면도기 등)를 필수로 제공하지 않고, 개인이 준비하도록 권고하고 있고요. 1박 이상 머무는 투숙객에게 ‘침대 시트나 수건을 재사용해도 좋다’라는 동의를 얻고, 불필요한 교체를 줄이고 있어요. 세탁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물을 절약할 수 있고, 세제 사용도 줄겠죠? 또, 침구를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으니 좀 더 친환경적인 운영이 가능한 거죠.

 

그럼에도 ‘폐섬유’는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어떻게 재활용하냐가 정말 중요한데요. 이 문제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함께 고민한 ESG 스타트업이 있어요. 바로 ‘제클린’. 이들 덕분에 문제의 실마리를 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제클린’이 폐기되는 린넨과 타월을 재생원료화 및 제품화하는 대단한 솔루션을 생각해냈거든요.

 

 

🧶이 수건, 내가 덮던 이불이래

 

바로 ‘RE;PROJECT’라는 솔루션이에요. ‘제클린’은 국내 대표 관광지 ‘제주도’ 내 5성급 호텔에서 나오는 폐침구를 수거해 깨끗하게 세탁을 하고, 그런 다음 원료, 원사, 원단 등을 재활용하여 친환경 침구커버, 타올, 에코백 등으로 재탄생 시켰어요. 이것이 국내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며 호텔, 관광공사 등과 함께 친환경 업사이클링 제품 개발 및 공급, 숙박용 재생 제품 시장 활성화까지 이어가는 중인데요. 대표적으로 폐섬유를 섬유 신소재로 개발해 제품화 한 RE;TOWEL(면 100% 재생타올)이 있어요. 이는 ‘2023년 대한민국 올해의 녹색상품‘에도 선정되며, 그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어요.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제클린’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주체들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했어요. 『신한 스퀘어브릿지 제주』 1기 연합팀으로서 ‘콜렉티브임팩트*’에 참여해 제주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 및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었거든요. 재생 제품의 효용가치 창출을 고민하고, 순환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 ‘제클린’의 진정성과 꾸준한 노력, 정말 대단하죠?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 말, 정확해요. 지난 7월, ‘제클린’은 임팩트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로부터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했거든요.

🔍콜렉티브임팩트(Collective Impact)

: 동일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이 모여 전문성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공동의 목표 설정부터 임팩트를 창출하는 과정

 

 

🏕️지구도 ‘깨끗할 권리’ 있잖아요

아주 사소한 불편함만 감수하면 돼요. 호텔 침구 2~3일 정도 쓰면 좀 어때요. 집에서 쓰던 치약, 칫솔, 면도기 챙겨가는 거 어렵지 않잖아요? 물론 숙박 비용에 포함된 서비스고, 고객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라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여행을 가서 멋진 자연 경관과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권리, 이것도 ‘환경’을 지켜냈을 때만 가능한 이야기란 거죠. 그 사실을 꼭 잊지 말자고요😉

 

Scroll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