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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희망학교 SW교실에서 다시 시작!

아래 사진 속에 무언가를 만드는 데 굉장히 집중하고 있는 친구들이 보이네요. 한 친구는 블록을 활용해 로봇을 만들고 있는 거 같고요. 또 다른 친구는 태블릿으로 영상 편집처럼 보이는 작업을 하고 있네요. 학교 숙제를 하는 것도 아닌 거 같고, 그렇다고 그냥 놀고 있는 것도 아닌 거 같아요. 맞아요, 두 친구들은 지금 ‘희망학교 SW교실’에서 소프트웨어 수업을 받고 있는 중이에요.

 

▲ 2023 <희망학교 SW교실> 수업 현장

 

‘희망학교 SW교실’이 어떤 곳인지 조금 더 설명해 볼게요. 전 세계가 AI(인공지능) 대전환 시대를 맞았지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인재는 수백 명 수준이라고 해요. 그래서 기업에서는 AI에 대한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치열한 인재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유명 글로벌 IT 기업 CEO가 경쟁사 직원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 이직 제안을 할 정도라니… IT 역량을 갖춘 인재가 귀하다는 게 몸소 체감되시죠? 이에 신한금융희망재단다가올 미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디지털 인재 창출에 힘을 쏟고 있어요. 그 곳이 바로 ‘희망학교 SW교실’이고요!

 

SW개발 교육부터 ICT 교육, SW 경진대회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갖추고 있고요. 소프트웨어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도 어려움 없이 즐길 수 있도록 AI 로봇과 교구를 활용한 체험형 수업 중심으로 진행돼요. 여기까지는 다른 프로그램들과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잖아요. 그런데 ‘희망학교 SW교실’만의 특별함이 있거든요. 바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라는 점이에요. 사실 장애 학생들은 일반 학생들에 비해 다양한 교육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낮아 진로도 제한될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차별 없는 평등한 교육 기회를 만들어, 모두가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신한금융희망재단이 ‘희망학교 SW교실’를 준비한 거고요.  

 

이곳의 특별한 점이 하나 더 있는데요. SW강사 중 일부는 바로 신한금융그룹 퇴직자랍니다. 퇴직 후 본인의 업무 전문성을 살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새롭게 시작한 강사분들이 많은데요. 경력자의 업무 전문성과 경험을 가치 있게 만들고, 미래 인재 성장도 이끄는 ‘희망학교 SW교실’. 이곳에서 SW강사로 활동 중인 신한은행 퇴직자 이용주 님을 만나 아이들과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이야기 들어볼게요!

 

 

 

Q. 퇴직 후,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소감이 어떤가요? 

2020년 2학기부터 ‘희망학교 SW교실’에서 아이들과 함께하고 있는데요. 서울뿐만 아니라 목포, 부산 등 전국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어요. 신한은행 ICT 사업부에서 개발자로 일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지만, 그 대상이 장애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죠. 그런데 막상 수업을 해보니 걱정과 근심이 싹 사라지더라고요. 그 누구보다 적극적인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열정적으로 수업을 하다 보면 수업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겠어요ㅎㅎ

 

Q. 학생들이 어떤 수업에서 가장 흥미를 보이나요? 

또래 아이들이 배우는 것처럼 오조봇, 마이크로비트, 스파이크 프라임 등의 교구재로 SW 원리를 익혀가는데요. 아무래도 레고 블록과 로봇이 결합된 ‘스파이크 프라임’ 수업을 가장 좋아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코딩 언어가 입력된 블록을 순서에 맞게 끼우면, 코딩 로봇이 움직이는데요. 본인이 직접 만든 로봇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서 굉장히 성취감을 느끼더라고요.

 

Q. 강사님만의 수업 방식이 있을까요? 

학생들 대부분이 ‘희망학교 SW교실’을 통해 처음 소프트웨어를 경험하게 되거든요. 게다가 특수학교 교사, 학생 부모님들도 SW를 어려워하고 경험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저희 강사들이 A부터 Z까지 책임지고 알려줘야 하는 상황이죠. 수업 전 ‘어떻게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요. 그리고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내용으로 가르쳐요. 가령 엘리베이터 ▲방향 버튼을 누르면 엘리베이터가 올라가고, 숫자 2를 누르면 2층으로 이동한다는 원리를 통해 학생들이 생활 속에서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가르치는 거죠. 또, 경중에 따라 습득하는 정도와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잘 고려해서 수업을 진행하고요.

 

 

▲ 2023 <희망학교 SW교실> 수업 현장

 

Q. 가장 보람을 느꼈던,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을까요? 

수업 초기에 낯선 사람을 보면 특수한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반응하고, 대처해야 할지 어렵더라고요. 돌이켜보니 그 친구들도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거 같아요. 저, 그리고 교구재에 거리를 두었던 친구들이 점점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내년에도 계속 저를 만나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정말 큰 보람을 느꼈어요.

 

Q. 이 수업이 학생들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요?  

그럼요, 장애 학생들이 SW에 흥미가 없는 게 아니라 배울 기회가 없었던 거였어요. 그래서 ‘희망학교 SW교실’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접했다는 것만으로도 친구들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될 거 같아요. 이 수업 하나로 친구들이 눈에 보이는 변화를 만드는 건 아니지만 문제해결 능력, 창의력, 사고력 등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인 건 분명하고요. 이것들이 쌓여 정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Q. 강사님에게도 이 일이 가치가 있을까요? 

저처럼 희망퇴직 후, 제2의 삶을 준비하면서 SW강사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특히, 경력단절여성 분들이 많더라고요. 평균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은퇴 후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이왕이면 본인이 했던 업무의 전문성을 살리면 더 가치 있게, 더 잘할 수 있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저도 제가 하던 업무를 또 다른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 좋고요.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했던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Q. 신한금융희망재단이 우리 사회 내 어떤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한때 몸담았던 직장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다양한 계층을 생각하고, 이들을 돕는 지원 사업을 한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지금은 퇴직자지만, 저도 거기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요. 특수 강사도, 부모님도 가르치기 어려운 SW교육을 신한금융희망재단이 나선다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을 보며 ‘교육 격차를 해소한다는 게 정말 중요한 일이구나’라고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어딜 가든, 누굴 만나든 ‘희망학교 SW교실’ 강사라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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